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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 관심사/육아

육아에 지친 아내의 술친구가 되어주다



















육아에 지친 아내의 술친구가 되어주다

요새 울 마눌님 술독에 빠지셨습니다.
몇일전 저녁에 갑자기 술먹고 싶다고 맥주좀 사오라고 하더라구요.
부쩍 술이 땡긴다고 하더니 결국엔 술을 사오라고 하데요.

그래 어디 배터지게 먹어봐라~ 그러고는
슈퍼에 가서 캔맥주6개들이 한팩과 백세주,매실주 각 1병을 사왔습니다.

저는 술이 별로 안 떙겼지만 마눌님 혼자 먹게하는게 좀 그래서
백세주만 같이 먹어주고 술이 아쉬운 마눌님은 혼자 맥주1캔을 더 먹고 그날 술자리는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몇일뒤
퇴근 후 밥먹고 놀다가 보미 재우고 블로그를 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무언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 나가봤더니
마눌님 혼자 맥주2캔을 저 몰래 해치우고 있더라구요.
요새 이상하게 술이 땡긴다나....ㅋ
(이 여자가 요새 수상한데... 나 술먹고 시체놀이하는게 부러웠낭...ㅎ)


금욜 저녁~!!
밥을 먹고 후식으로 뭐 먹을게 없나 살피다가 딸기가 보이길래
"딸기 사왔넹~ 딸기 묵자~"
"요거 2900원에 집 앞 과일가게에서 판다고 문자 왔길래 2팩이나 사왔당~"
"오~ 싸고 맛도 괜찮은뎅..."
"보미도 잘먹고 자기도 잘먹으니깐 가서 더 사올까?"
"사와~"
"낮엔 내가 갔다 왔으니깐 밤엔 자기가 갔다 와라~"
"킁... ㅇㅋㅂㄹ 댕겨오마..."
"가면서......마트에서 안주좀 사와~"
"컥! 또 술자시게? 아주~ 요새 술빨 제대로 받으셨구나~"
"ㅎㅎ 몰라.. 요새 이상하게 술이 땡기네..."

그렇게 나와서 과일가게에 갔는데 할인판매하는 제품이라 다팔리고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안주만 사가지고 돌아왔는데 보미 엄마가 빵~ 터졌네요.
"왜 그렇게 실실 웃고 난리야? 왜웃어???"
"자기 그러고 밖에 나갔다 온거야?"
"왜 뭐가 이상해?"

(쿵이는 대한민국 아저씨들 표준 몸매....ㅠㅜ 저 금땡이는 대한민국 유부남의 공식 악세사리)

"자기 목에 보미가 스티커 붙여놓은거 몰랐어?"
"어데어데? 헉 이거 뭐야~ 김보미..."

보미를 불렀더니 와서는 아빠~ 그러고 목에 있는 스티커에
"요고~ 요고~"
이러고 삿대질을 해댑니다.

다행히 점퍼를 입고 나가서 다른 사람들한테 보이진 않았을것 같긴한데....
뭐~ 상관은 없습니다...ㅜㅡ
총각도 아니고 아저씨가 X팔릴게 뭐 있다고...ㅎㅎ

그렇게 한바탕 웃고 떠들고 놀다보니 보미 잠잘시간~ 
보미를 빨리 재우고 술을 먹고자 했는데
요놈이 엄마,아빠가 술먹을걸 아는지 잠을 안 자서 한참 고생했네용...




참... 어렵게 보미를 재우고 술을 먹기 시작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위대한 탄생을 보면서 사가지고 온 푸짐한 안주와 함께
 저번에 사왔던 남은 술을 모두 개방합니다.



이정도 술이면 마눌님과 먹긴 적당합니다.

부족하면 예전에 강원도 시골에서 아버지가 직접 채취한
자연산 송이로 담근 송이주가 있으니 그걸 까면 되공..

안주는 슈퍼에서 파는 옛날 추억의 군것질꺼리와 오징어,황도를 사왔습니다.
술은 몇병 안되는데 완전 안주빨~





역시 쫀드기와 어포는 구워야 더 맛납니다.




어떤게 제 손일까요? ㅎㅎ


순식간에 위대한탄생도 끝나고 동시에 저희의 술병도 다 비워졌습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날 출근땜에 여기까지만 합니다.



요새 부쩍 마눌님이 술을 많이 찾는 이유가 서방이 속을 썪여서 그럴까요?
아님
한동안 보미 키운다고 못 먹었던 술이 갑자기 확~ 생각이 나서일까요?
아님
천하무적 에너자이저의 체력을 자랑하는 보미를 키우느라 너무 지쳐서일까요?

예전에 보미 낳고 가장 하고 싶은게 뭐냐? 그랬더니
모유수유 지대로 하기 전에 임신기간중 못 먹었던 시원한 맥주 한캔 들이키는거랍니다.ㅎㅎ


종종 이렇게 보미 재우고 마눌님 술친구나 해줘야겠습니다.


혼자 먹는거 보니 참...
청승맞고 처량하더이다...ㅎ
(오해는 하지 마세용.. 울 마눌님 술꾼은 아닙니다..ㅎㅎ)